고등학교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몸짱’이던 김모 씨(23)는 2011년 고교 보디빌딩 대회를 석권하며 이듬해 유명 대학에 체육특기생으로 합격했다.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은 기쁨도 잠시, 김 씨는 곧 날아들 입영통지서가 걱정이었다. 건장한 체격에 현역 입영은 불을 보듯 뻔했다. 김 씨는 인터넷에서 ‘키에 비해 체중이 많으면 군대를 안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다시 한 번 ‘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졸업 후 6개월 뒤 병무청 징병신체검사에서 김 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졸업 당시 키 176cm에 몸무게 90kg이었던 근육맨이 신검에선 123kg이 나와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 김 씨는 보디빌딩 대회에서 근육의 선명도를 유지하기 위해 20∼30kg을 일시적으로 늘렸다가 빼는 요령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범죄였을 것 같았던 김 씨의 변신은 페이스북에 자신이 무심코 올린 글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신검을 받기 일주일 전 “다이어트 하고 싶은데 신검 날짜가 미뤄졌다. 한 달 동안 (체중) 유지 어떡해. 나 살 언제 빼”라고 쓴 글이 수사망에 걸렸다. 이 글 아래에는 “조금만 참으면 2년을 번다”는 친구의 댓글도 달려 있었다. 김 씨는 신검 직후 “태풍이 오든 말든 난 운동을 가겠어”라며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웠다. 경찰 수사를 받을 땐 거짓말처럼 30kg이 빠져 있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윤희찬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씨는 발목을 접질려 운동을 못하는 바람에 살이 쪘다고 주장했지만, 윤 판사는 페이스북 내용과 깁스 기간이 2∼3주에 불과한 사실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죄가 확정되면 김 씨는 신검을 다시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