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14일(현지 시간) 미국 경찰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 인턴의 자세한 진술을 추가로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그 안에 8일 새벽, 숙소인 페어팩스호텔에서의 상황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8일 오전 8시 반 문화원 여직원의 신고를 받고 사건현장에 출동해 사건을 접수한 뒤 피해 인턴 등을 상대로 추가 진술을 충분히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8일 새벽 페어팩스호텔 윤 전 대변인의 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진술조서에 담긴 피해 인턴의 주장이 경찰 수사와 윤 전 대변인에 대한 법적인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사관의 다른 관계자는 경찰이 사건 초기에 공개한 보고서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신고 내용만을 적은 것으로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건의 전말에 대한 피해자의 주장을 담은 진술 조서는 규정상 외부에 그 내용을 확인해 주거나 공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 관계자들은 피해자 진술조서와 함께 W워싱턴DC호텔 바와 페어팩스호텔 복도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 물리적 증거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사건이 공개된 뒤에 나온 한국 언론의 기사와 윤 전 대변인의 반박 등도 경찰의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사안의 성격상 그렇게 많은 수사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한국의 요청이 있었던 만큼 수사 기간도 그다지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 경찰이 파악한 피해 인턴의 진술과 한국 정부가 확보한 윤 전 대변인 진술의 차이를 어떻게 대조하고 진상을 규명하느냐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확고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 수사는 워싱턴 경찰이 전적인 책임을 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담당 연방검사는 법률 검토와 체포영장 발부 등에 대해 협조하지만 수사는 경찰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 검사는 사건 전체를 리뷰한 뒤 재판에 넘기는 기소권을 행사한다.
한편 윤 전 대변인 파문이 불거진 가운데 미국에서 최근 성추행 관련 사건에 대한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미 연방정부 산하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글로벌 물류회사인 뉴 브리드 로지스틱스에 대해 직장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피해를 당한 여성 3명 등 전직 직원 4명에게 85만 달러(약 9억4350억 원)의 징벌적 배상금을 포함해 15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여성 3명은 2008년 테네시 주 멤피스 소재 회사 물류창고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상사에게서 원치 않은 성적 접촉과 성적 모욕감을 주는 음담패설에 시달렸다. 이들은 회사에 공식으로 불만을 제기했다가 해고당했다. 특히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는 등 피해자의 편에 선 남자 직원까지 해고당하자 이 직원과 함께 EEOC에 제소했다.
또 위원회는 오리건 주 양파농장 여성 근로자가 남성 상사로부터 성적인 모욕을 당했다며 제기한 성희롱사건 심판에서도 15만 달러의 손해배상 명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