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인천에서 발생한 일명 산낙지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31)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박이규 부장판사)는 여자친구 윤모 씨(당시 21세)를 살해한 뒤 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꾸며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씨에게 1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씨가 산낙지를 먹고 질식사했다면 심폐기능이 정지될 때까지 호흡곤란으로 격렬한 몸부림이 있어야 하지만 사건 당일 모텔 방 안의 사진 등 기록을 감안할 때 그런 흔적이 없었다며 김 씨가 윤 씨를 제압해 수건 등 부드러운 천으로 코와 입을 막는 등 호흡을 곤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0년 4월 중순 새벽 윤 씨와 함께 인천 남구의 한 모텔에 투숙했으며, 1시간 후 모텔 종업원에게 여자친구가 낙지를 먹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를 요청했다. 윤 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0여 일 후 숨졌다. 단순 사고사로 판단한 유가족은 부검을 하지 않은 채 딸의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화장했다.
하지만 그 후 윤 씨 부모 앞으로 보험증서가 날아오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이 보험은 숨진 윤 씨 명의로 된 2억 원짜리 사망보험. 윤 씨는 숨지기 한 달여 전인 2010년 3월 이 보험에 가입했으며, 숨지기 며칠 전에 법정상속인이 윤 씨의 직계가족에서 남자친구인 김 씨로 변경돼 있었다. 윤 씨 가족들은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했으며, 결국 김 씨가 윤 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당시 윤 씨가 먹은 낙지도 모텔 투숙 직전에 김 씨가 산 것이었으며, 김 씨는 보험금을 타낸 뒤 윤 씨 가족들과 연락을 끊었다.
검찰은 지난달 초 인천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김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김 씨는 이날 법정에서 퇴장하며 재판부를 향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치는 등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숨진 윤 씨의 아버지는 온 국민이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 덕에 무기징역이라는 엄벌을 내릴 수 있었다며 죽은 딸이 저세상에서나마 마음 편히 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run-jun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