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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깡통 아파트의 경제 충격에 대비하고 있나

[사설] 깡통 아파트의 경제 충격에 대비하고 있나

Posted July. 10, 2012 06:46,   

집을 경매에 넘겨받은 돈으로 담보 빚을 못 갚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 경매전문회사인 지지옥션이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채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법원 경매를 통해 회수하지 못한 채권금액이 6월에만 623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293억2000만 원)의 두 배 이상이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거래가 끊기고 시세가 떨어져 경매 낙찰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깡통아파트가 증가했다.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전세금은 올 상반기에 전년말 대비 0.3% 올랐지만 매매가는 1.5% 하락했다. 전세 시세가 오르는데도 매매가는 요지부동이다. 같은 기간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양천구와 경기 분당 용인까지 포함한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은 10%대다.

부동산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하면서 최근 시공순위 26위인 벽산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방 업체들은 상당수가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전국에 부동산 중개업소만도 8만5000여 개다. 도배, 인테리어, 이사업체 등의 일거리도 없어진다. 모두 서민의 일자리가 날아갔다.

한국 주택의 평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6%에 불과해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같은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3월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911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43%가 집을 사느라 빚을 진 주택담보대출이다. 5월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97%로 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채무자가 아파트를 처분해 담보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신용 불량의 위험이 커지고, 빚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은행 등 채권자의 연쇄 부실로 이어진다. 특히 자식 키우느라 금융자산을 다 써버리고 부동산 자산만 남은 고령자에게는 직격탄이다.

정부 당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역()자산 효과-내수 침체나 가계부채 확대-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징검다리 정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수요자의 진입을 막는 병목지점을 해소하고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의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대선을 의식해 정부가 무리한 경기 부양에 나서면 부동산 거품을 키워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5%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에 놓인 유럽 국가보다 높다. 정부에 의존해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도덕적 해이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