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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환율갈등 경상수지 목표제에 급반전 (일)

미-중환율갈등 경상수지 목표제에 급반전 (일)

Posted October. 25, 201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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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성과를 낼지 솔직히 예상 못 했다. 민감한 환율 문제가 너무 일찍 해결돼 정상회의에서 합의할 이슈가 사라져버려 고민할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3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끝난 후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처럼 말했다. 하지만 이는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모습만 말한 것이다. 물밑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20개국 재무장관 모두가 첩보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치열하게 밀고 당기기를 했다.

G20 준비위는 9월 들어 환율 문제가 미국과 중국의 정치문제로 비화되자 비상이 걸렸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갈등이 국제사회의 유일한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그때 한국은 경상수지 목표제 카드를 꺼냈다.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방안을 통해 중국의 위안화 인상을 에둘러 유도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이 이 아이디어를 G20 국가에 개별적으로 설명하는 도중 일부 언론에서 관련 내용이 보도됐다. 그러자 한국의 아이디어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던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직접 나섰다. 그는 급하게 편지를 써 G20 재무장관들에게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이때부터 경상수지 목표제의 주도권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졌다.

독일과 일본 등 경상수지 흑자국은 미국의 편지에 불쾌해했다. 하지만 대부분 G20 재무장관들은 환율 합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읽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뭔가 환율 합의를 하긴 해야겠구나라고 느꼈다.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환율 조율 작업이 경주 재무장관 개최 전에 시작됐다면 IMF 쿼터 조정은 회의장 내부에서 급속도로 발전한 사례다. 정식 회의와 별도로 먼저 미국과 유럽 대표들이 따로 만났다. 미국은 스스로 17.67%인 지분을 약 1%포인트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독일,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 대표들은 미국이 자기희생을 하는데라며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어 미국, 유럽, 브릭스 국가가 다함께 만났다. 한국도 G20 정상회의 의장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3차례 더 세부 회의를 거쳐 결국 쿼터 개혁 타협안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나라 대표들이 와서 결과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몇 년 전에 한국이 그런 처지였는데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숨은 공로도 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라질 등 신흥국 대표들을 만나 G20 체제가 없어지면 다시 G7 체제로 간다. 그럼 당신 국가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며 설득했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