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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어날 아닌 한글날입니다 (일)

Posted October. 09, 2010 02:59,   

10월 9일은 한국어날이 아니라 한글날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제564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 발전에 힘쓴 유공자들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글 학계에서는 이들이 한글 유공자가 아닌 한국어 유공자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부가 지난달 30일 올해의 한글유공자로 발표한 연세대 이상섭 명예교수, 미국 국방외국어대학 강사희 교수 등 10명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한글날 경축식장에서 훈포장과 표창을 받는다. 문화부는 이들의 수상 이유를 문학비평 및 한국어의 연구와 발전, 보급에 힘썼다(이상섭 교수),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했다(강사희 교수), 한국어 교육기반을 마련하고(김도영 인도델리대교수), 음성언어 전문가로서 한국어 연구 및 교육 분야에 기여했다(유애리 한국방송공사부장) 등으로 설명했다. 한글 입출력 장치를 연구한 KAIST 김진형 교수와 국어 어문규범 정비에 공헌한 국어생활연구원 김희진 이사장 등 두세 명을 제외하면 모두 한글보다는 한국어와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세계 소수민족들에게 한글 문자체계를 전파하는 데 힘써온 성균관대 전광진 교수는 정부가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명단이라면 명칭을 한국어유공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매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09년 한글유공자로 아일랜드인인 케빈 오루크 경희대 명예교수 등 국내외 학자들이 명단에 올랐지만 이들 가운데 정작 한글 연구자나 한글 보급에 기여한 사람은 없었다며 한국어는 옛날부터 쓰인 말이고, 한글은 그 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도록 우리 조상들이 지혜를 집적해 발명한 문자체계인데 둘을 혼용함으로써 한글과 그 연구자들의 가치가 불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학계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날이 따로 없는 만큼 한국어와 한글을 같은 날에 기념하도록 하자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문화부 국어민족문화과 관계자는 한국어 유공자 등 명칭을 바꾸는 것도 고려했지만, 상과 행사의 연속성을 지켜야 하는 측면도 있고, 국내외에서 한글이라는 단어가 갖는 브랜드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원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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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