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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비난 누구말이 맞나 (일)

Posted August. 28, 20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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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무엇인가요?

최근 기자가 지인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다. 김연아(20고려대)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49캐나다)의 결별을 둘러싼 공방 얘기다. 물론 당사자가 아닌 이상 전모를 알기는 힘들다. 김연아 입장에서 본 진실과 오서 코치 입장에서 본 진실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김연아 측이 진실일 경우

4월 세계선수권대회 이전까지 김연아와 오서 코치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후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생겼다. 큰 사건이라기보다 작은 일들이 모여 커진 것이다. 관계는 예전 같지 않게 됐다. 혼자 훈련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김연아는 이런 소원한 관계를 어머니 박미희 씨에게 알렸다. 박 씨는 생각 끝에 3일 오서 코치에게 공백기를 갖자고 제안했다.

오서 코치는 공백기 제안을 김연아 본인의 의사가 아닌 박 씨의 의사로 생각했다. 올림픽 이전부터 훈련 방법과 시간 등 사사건건 박 씨와 충돌했던 오서 코치는 이번 기회에 김연아를 확실히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 생각을 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의 지도를 할 정도로 자율적인 훈련을 강조한 오서 코치였다. 반면 박 씨는 한국에서처럼 오서 코치가 많은 시간을 함께 훈련하는 것을 원했다. 오서 코치는 자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공백기 동안 오서 코치는 보란 듯이 김연아에게 관심도 두지 않았다. 김연아가 아쉬운 마음에 다시 박 대표에게 재계약을 주장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서 코치의 행동은 오히려 김연아에게 마음이 떠난 것으로 비쳤다. 결국 어머니는 23일 결별을 선언한다.

오서 코치는 결별 통보도 어머니 혼자의 결정이라고 봤다. 어떻게든 김연아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사실 오서 코치는 김연아 외에 특급 선수가 없다. 항간에 소속사인 IMG를 통해 IMG재팬 소속의 일본 피겨 주니어 선수들과 코치 계약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사실무근이다. 아담 리폰(미국) 등 아직 A급도 안 되는 선수들을 데리고 있을 뿐이다. 김연아가 없으면 자신의 가치도 떨어진다. 결국 오서 코치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한다. 24일 김연아 측과 상의 없이 결별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이후 국내 언론은 물론 캐나다 등 북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아무 이유 없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박 씨를 비난했지만 김연아를 향해서는 잘됐으면 좋겠다며 감쌌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 혼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훈련을 하기 힘들다며 자신의 부재가 얼마나 큰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알렸다. 새 프로그램 곡명을 공개하는 강수도 둔다. 일종의 경고인 셈. 또 2주 뒤면 모든 일이 밝혀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런 발언은 2주 뒤 김연아가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고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판단해서였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가 자신에게 오면 봐라. 어머니가 잘못하지 않았냐고 이야기할 심산이었다.

오서 코치가 진실일 경우

김연아 측은 어떤 이유로 오서 코치와 더는 함께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캐나다에서 겉으로는 잘 지냈지만 7월 아이스쇼를 위해 한국에 온 뒤 어떤 정보도 오서 코치에게 주지 않았다. 23일 이유를 통보하지 않은 채 오서 코치를 해고했다. 오서 코치는 억울한 마음과 배신감이 들었다.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할 때까지 함께 웃고 울었던 오서 코치였다. 아사다 마오(일본) 측에서 코치 영입이 와도 항상 1순위는 김연아라고 말했다. 왜 자신이 재계약에서 탈락됐는지 궁금했다. 김연아에게 물어봐도 자신은 모른다고 말할 뿐이었다. 분한 마음에 그 다음 날 소속사를 통해 결별을 통보받았다고 보도자료를 돌렸다.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라고.

앞의 두 경우는 가정일 뿐이다. 하지만 재계약이 불발된 것을 놓고 오서 코치가 먼저 나서서 알린 것은 석연치 않다. 결별 이후 오서 코치의 행동도 이해하기 힘들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아직 누가 옳은지는 모른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벌이는 양측의 일방적인 비난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