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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일)

Posted July. 31, 2010 08:55,   

日本語

누룩? 누룩은 누룽지의 일종인가요?

28일 경기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한 전통주 제조업체 배상면주가의 문화체험공간 산사원에 마련된 가양주(가정에서 비상업적 용도로 제조하는 술) 제조 체험장. 종이컵에 담긴 누룩의 냄새를 맡던 한 20대 해외교포가 서툰 한국어로 던진 질문에 체험장은 일순간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산사원을 찾은 손님들은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최근 열린 제13회 세계한인 차세대대회 참석차 고국을 방문한 세계 20여 개국의 한인 재외동포 60여 명. 짧은 한국 체류기간에 한국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고 자처한 이들이다.

막걸리 빚기 생각보다 쉬운데요.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갔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젊은 2, 3세 교포가 대다수인 이들은 호기심에 찬 눈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멥쌀과 찹쌀은 다른가요 막걸리와 일본술 사케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막걸리에 대한 이들의 끊임없는 질문과 호기심은 시연을 맡은 강사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날 강사를 맡은 배상면주가 유상우 과장은 문화적 차이와 한자실력 때문에 우리 술의 유래나 용어 등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았을 텐데도 참석자들이 하나라도 더 배워 가겠다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날 교포들은 고두밥에 누룩과 지하수 등을 섞어 막걸리의 원료가 되는 원주()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쌀 씻기쌀 불려서 물 빼기술밥 찌기와 식히기물 붓기술밥 넣기 순으로 이어지는 제조 과정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카메라나 캠코더로 꼼꼼히 기록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제 주먹밥 모양으로 고두밥을 뭉쳐 발효용기에 넣고 물과 누룩을 붓고 잘 섞어주세요. 이걸 25도 정도의 온도에서 57일 발효시키면 위에 노란 물이 뜨는데 이게 바로 약줍니다. 약주를 떠내고 남은 술을 체로 걸러 밥알은 으깨고 누룩 찌꺼기를 건저내면 나오는 술이 바로 막걸리죠.

술이 발효될 때 발생하는 가스를 감안해 술밥은 보관용기의 4분의 3만 채운다는 강사의 설명에 참석자들이 동시에 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체험장은 다시 한 번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참석자들을 인솔한 재외동포재단 교육문화팀 이선호 대리는 사전에 체험하고픈 한국 문화를 꼽아 달라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막걸리를 빚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젊은 재외 동포들이 막걸리를 한국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서 막걸리 전도사 될 것

한 시간 남짓 막걸리 빚기 체험을 마치고 나온 참석자들은 이색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체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정렬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