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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국진출 기업의 옛날이여

Posted June. 02, 201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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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중국 현지법인인 성우하이텍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에서 범퍼 등을 납품받는 현대자동차 베이징공장의 라인도 덩달아 멈췄다. 현대차의 다른 납품업체들도 조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의 노무전문가가 급파됐고 성우하이텍이 근로자 임금을 15% 인상하기로 해 조업은 이틀 만에 재개됐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노무관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싼 임금을 받고도 고분고분하던 중국 근로자들의 예전 같지 않다.

지난달 17일부터 파업이 발생한 일본 혼다자동차의 중국 포산공장이 임금을 24% 올리겠다고 그제 발표했다. 근로자들은 67100% 인상을 요구했다. 조업에 복귀하자는 근로자들과 파업을 계속하자는 근로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혼다 사태는 중국 내 자동차업계 임금인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팍스콘의 중국 선전공장에서는 지난 4개월간 근로자 10명이 자살하면서 저임금 실태가 알려지자 모기업이 임금 20% 인상안을 내놓았다. 중국의 초저임금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중국의 사회경제 정책 중 최근에 가장 많이 바뀐 게 외자()기업정책과 노동정책이다. 외자기업 법인세 인상 등 세제혜택 취소, 가공무역 금지, 노조설립 확대, 최저임금 및 사회보장제도 강화, 노동계약 및 경제보상금(퇴직금) 도입, 청산기업 세무관리 강화 등 하나 하나가 메가톤급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은 그동안 정신없이 바뀌는 외자기업 정책에 적응하느라 숨이 가쁠 지경이다. 숙련인력은 부족하고, 위안 화 절상에 따른 생산비 상승이나 공급과잉 문제까지 감안하면 중국에서 사업을 꾸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중국 후진타오 정부는 20년 넘은 성장주의 정책의 그늘인 사회적 모순과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노동제도를 재조정 중이다. 2008년 시행된 신노동계약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1980년대 이전 출생 농민공들은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걸 다 안다. 인권의식도 높아졌다. 노동운동에 질려 중국으로 공장을 옮긴 한국 기업가들은 중국의 노무 리스크가 커지면서 표정이 밝지 않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