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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 등정의혹 풀릴까 (일)

Posted March. 09, 20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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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산악인들의 해외 원정이 이어지며 산악계가 달아오르고 있다.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에 도전하는 오은선 씨(44)가 8일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9일에는 김창호 씨(41), 15일에는 김재수 씨(49)가 원정길에 오른다. 김창호 씨는 부산연맹원정대 소속으로 올해 칸첸중가(8586m), 안나푸르나(8091m), 낭가파르바트(8126m), 시샤팡마(8027m)에 연속 도전한다. 김재수 씨는 초오유(8201m), 안나푸르나, 가셰르브룸(8068m), 가셰르브룸II(8035m)를 오를 계획이다.

김창호 씨는 산악계 선후배가 꼽는 현역 최강 산악인. 등반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부산연맹 홍보성 대장과 함께 겨울 내내 지난해 갔던 마나슬루(8163m), 다울라기리(8172m), 안나푸르나의 등반 기록을 담은 네팔 서부 히말라야 140일 보고서 작성에 매달렸다. 그는 자신은 물론 국내외 산악인들의 등정 기록 및 등정 역사 등을 자세히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연구 자료들은 국내 산악인들에게는 백과사전처럼 받아들여진다.

그의 올해 원정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첫 목적지가 칸첸중가이기 때문이다. 칸첸중가는 오은선 씨의 불분명한 정상 사진으로 미등정 의혹이 일었던 곳. 많은 산악인들이 김창호가 가면 논란을 매듭지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사진 한 장을 보고 그곳이 칸첸중가의 어디쯤인지 찾으라는 것은 카라코람(파키스탄, 인도, 중국에 걸친 히말라야 산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며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여느 때처럼 등반 루트와 정상 부근에 대한 기록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재수 씨는 최근 몇 달간 편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오 씨의 등정 의혹을 제기한 사람으로 알려지며 후배를 질투한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해외 산악인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김 씨는 나의 정상 사진과 오 씨의 정상 사진이 달라 이상하다고 느꼈고 내가 제기한 문제는 확실히 매듭짓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내가 말하면 안 믿고 해외 산악인이 말하면 믿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6일 등반 파트너였던 고 고미영 씨의 추모 화보집 출판 기념회를 열며 추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히말라야 14좌 최단 기간 완등이라는 고 씨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한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