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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미 조지아공장 준공(일)

Posted March. 01, 20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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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 시에서 조지아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현지생산을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에선 미국에 현지공장을 만드는 것을 꿈으로 여긴다.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자동차시장이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경쟁력, 서비스 네트워크, 성장 전망 등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엄청난 손실을 보고 퇴출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산시설 확보는 웬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1980, 90년대 프랑스 르노와 푸조, 이탈리아 피아트, 영국 로버는 품질과 서비스 네트워크 등의 문제로 철수했다.

기아차가 자동차 종주국 미국시장에 현지공장을 세운 것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우뚝 설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물러서지 않고 조지아공장 준공을 밀어붙인 데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뚝심과 추진력이 크게 작용했다.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 이날 준공식 참석자들은 정 회장이 기념식 단상에 오를 때 기립박수를 쳤다. 정 회장은 이날 처음으로 영문 기념사를 읽었다. 비록 서툰 영어였지만 미국인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두 번째 기립박수를 쳤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퍼듀 주지사가 위대한 업적(great job)을 이룬 그를 박수로 환영하자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다시 일어나 정 회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공장 건설을 추진한 정 회장에 대한 고마움과 기아차 성장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하는 박수 세례였다.

정 회장의 뚝심으로 이룬 기아차 조지아공장

정 회장은 기아차가 환율 하락(원화가치는 상승)과 판매 부진 등으로 고전하던 2006년 10월 조지아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그해 기아차는 영업손실이 1253억 원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정 회장은 공장 건설을 밀어붙였다.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정 회장의 판단이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에도 그는 조지아공장 건설에 대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된 덕분에 기아차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미국 현지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평소 언론에 나서기를 꺼리는 정 회장은 이날만큼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을 건넸다. 이어 올해 생산목표는 13만 대라며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쏘렌토R의 현지 반응이 좋다고 하자 디자인도 괜찮고, 내부의 성능이나 협력업체 품질도 동급 경쟁차보다 좋고 충분한 보증기간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밝게 웃으며 좀 더 두고 봅시다라고 말했다. 2006년 10월 기공식 현장에서 도요타를 따라잡을 전략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변수가 너무 많은 문제라 쉽게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유럽, 중국 이어 미국에서도 전 부문 현지화

10억 달러(약 1조1150억 원)를 투자해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지아공장이 준공됨으로써 기아차는 중국공장(연산 43만 대)과 슬로바키아공장(연산 30만 대)까지 총 103만 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 세계 3대 시장인 유럽, 중국, 미국에 연구개발, 생산, 판매 및 서비스 등 전 부문을 현지화해 시장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조지아공장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134km 떨어져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이 엔진을 생산하고, 조지아공장에서는 변속기를 생산해 서로 교차 공급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 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의 부품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