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에 산불이 발생하면 이곳 창덕궁 후원으로 바로 옮아붙게 됩니다. 불길은 창경궁과 종묘까지 번지게 될 겁니다.
건축 문화재 전문가인 문화유산연대 강찬석 대표(56)는 8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후원을 둘러본 뒤 산불 경계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숭례문 화재가 일어난 지 2년이 되는 10일을 앞두고 8일과 9일 강 대표와 함께 서울시내 궁궐과 주요 목조 문화재들의 화재 위험성을 점검했다. 대부분 철저한 방비책이 마련돼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문화재들은 여전히 관리가 소홀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적 제122호인 창덕궁은 후원을 통해 북악산과 3m가량의 담장을 두고 그대로 연결돼 있다. 창덕궁 건물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다. 만에 하나 산불이 발생한다면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숭례문 화재 뒤 창덕궁에 야간 경비원과 소방관리요원을 충원하고 소방진입로를 추가로 확보했지만 소방차는 후원까지 들어가지 못하는 구조다. 2008년 7월 궁묘능 관리소 등에 배포된 화재 예방 실무 매뉴얼에는 산불 관련 내용이 없다. 강 대표는 북악산과의 사이에 불길에 강한 나무를 심는다든지 수십 m가량을 비워 산불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점검 결과, 사적 제10호인 서울성곽의 창의문에도 동작 감지기와 폐쇄회로(CC)TV, 소화기가 마련돼 있었지만 소화전은 없었다.
8일 보물 142호 동묘를 방문한 결과, 동묘는 누수 보수공사 중으로 공사장 안쪽으로 일반인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간에 정문 안에 있는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어 황학동 시장 상인과 손님들이 이를 수시로 이용하지만 관리사무소에서는 이용객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다. 또 동묘, 창의문, 사적 제257호인 운현궁, 창덕궁 낙선재와 연경당 등 보물급이 아닌 문화재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사적 제124호인 덕수궁의 방화 시스템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덕수궁에는 소방관 출신 화재 대비 전문 인력이 2명 배치됐고 CCTV도 18대에서 54대로 증설됐다. 야간에는 경비인력 2명이 상시 체크한다. 불꽃 감지기, 연기 감지기, 열 감지기가 설치돼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서로 바로 연결되도록 했다.
조종엽 jjj@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