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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펴니 햇빛 쨍 접으니 주룩주룩!

Posted August. 11, 200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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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장지은(27여)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횡단보도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다.

길 건너편에는 소나기가 퍼붓고 있는데 장 씨가 서 있는 쪽에는 우산을 안 써도 될 정도로 부슬비가 내리는 현상이 10초 정도 계속됐다.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장 씨가 종로5가의 직장에 다니는 친구에게 이런 상황을 얘기하자 그 친구는 여기는 지금 해가 쨍쨍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앞 동네와 뒷동네가 다르고, 몇 분 차이로 폭우가 쏟아지거나 해가 내리쬐는 날씨가 8월 들어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땡볕과 무더위가 이어지는 것이 한국 여름 날씨의 특징.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국 기후가 아열대성의 성격이 강해지며 여름철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 중 서울의 하루 평균 강수량은 8.7mm였지만 장마 이후에는 16.2mm로 갑절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장마 기간 중 하루 평균 강수량이 8.9mm이었던 데 비해 장마 후 강수량은 12.8mm로 30% 정도 많았다.

기상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주변의 대기가 불안해지면서 요즘 같은 날씨가 기상이변이 아닌 한국 기후의 한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생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루 80mm 이상 비가 내린 날은 19541963년 연간 23.5일인 데 반해 19962005년에는 36.7일로 증가했다. 특히 시간당 50mm 이상 비가 내린 횟수는 19761985년에는 연간 약 14회였으나 19962005년 25회로 늘었다.

직장인들은 작년 생각하고 일정을 잡았다가 휴가를 망쳤다고 푸념했다. 회사원 최정호(36) 씨는 6일부터 쓴 5일간 여름휴가 기간 내내 온 가족이 찜질방에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유통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CJ홈쇼핑은 장마 이후 최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도 작년 7, 8월에는 월매출이 6월에 비해 15%가량 줄어들었으나 올해에는 8%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윤현주 롯데닷컴 차장은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면서 당장 비가 안 오더라도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TV나 인터넷 쇼핑으로 몰린 결과라고 말했다.



성동기 나성엽 esprit@donga.com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