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 청와대 관계자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협상 타결에 대한 여론의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지만 한미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어 피해 대책 마련과 국회 비준동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한고비를 넘겼지만 한숨 돌릴 형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일보가 4일 노 대통령이 6월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한미 FTA 서명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청와대가 즉각 사실무근이며 오보다.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에 서명할 이유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일축한 데서도 청와대의 신중한 분위기가 엿보인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비서관은 지금은 미국과 함께 FTA 체결의 잔치 기분을 낼 때가 아니다며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했지만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피해를 볼 국민을 어루만지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한미 FTA 서명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면서 (조선일보 기사는) 창의적인 기사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일부 범여권 인사들과 등 돌린 기존 지지층이 오히려 한미 FTA 반대 투쟁의 수위를 높여 가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미 FTA 추진 과정에서 등을 돌린 기존 지지층을 설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홍보수석실 명의의 글을 올려 (일부 언론에서 언급한) FTA 대연정은 없다. 지지층에 등을 돌리고 보수 세력과 손잡았다는 것은 참여정부의 노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왜곡하는 것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비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미 FTA 협상 타결에 긍정적 평가는 싫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 결과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함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20%대에 머물던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한미 FTA 협상 타결 후 30%대로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미 FTA 서명식 참석 여부와 무관하게 청와대는 올 상반기 안에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대통령안보정책수석비서관은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을 만나 북한 핵 및 한미동맹 문제와 함께 한미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6자회담 213합의가 원만하게 이행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미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