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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권, 홀로코스트 버금가는 상황

Posted November. 06, 2006 03:00,   

북한 핵 문제 및 한미관계의 현안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 학술회의가 1, 2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조지아공대(조지아텍Geo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열렸다.

한국-21세기의 도전들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에는 한미 양국의 전문가 29명이 연설자 및 토론자로 참가했다. 조지아공대 샘넌국제학대학이 주최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워싱턴 한국경제연구소(KEI)가 재정 지원을 했으며, 동아일보사가 후원했다.

23년간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분석가로 활동한 헬렌 루이스 헌터 변호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는 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참혹한 상황이며 더 방치할 순 없다며 한국인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 객원교수인 랠프 해식 박사는 북한은 (제도와 기구 차원에서) 붕괴한 국가라고 단정했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도 이틀째인 2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국 사회의 논쟁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김 사장은 북한 핵실험 이후 한국 사회에서 등장한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론, 남한의 독자적 핵무장론, 북한 핵실험 찬양론은 모두 소수의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비록 지루한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반드시 한미동맹과 유엔의 협력에 기초한 강온 양면의 외교적 대응으로 평화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존 엔디콧 소장 인터뷰

동아일보는 이틀간의 회의가 끝난 뒤 회의를 주관한 존 엔디콧 조지아공대 국제전략기술정책센터 소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핵심으로 하는 동북아 제한적 비핵지대화(LNWFZ-NEA) 운동을 이끌어 온 저명한 비핵화 운동가이자 한반도 전문가.

엔디콧 소장은 인터뷰에서 이제는 정말 모든 당사국이 대외용,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닌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지난해 915 베이징 공동성명에서 제시한 목표에 대한 실행 계획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기 바란다.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각각에 대한 합의가 결국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는 길로 연결될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과제지만 일련의 양자, 다자 협상을 해 나간다면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먼저 쉬운 것부터 하나라도 합의를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합의해야 할 것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처음부터 더욱 분명히 해 줘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권의 생존과 이양을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북한을 국제 커뮤니티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선 경제 관계 정상화도 필요하다. 미국과 북한 모두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 미국은 유엔 대북 제재를 한 트랙(track)으로 하되 한편에선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요구사항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쿠바 미사일 위기 때 공격 목표를 정하는 담당 장교였다고 들었다. 현재 북핵 문제를 놓고도 해상 봉쇄 얘기가 나온다. 두 사태를 비교한다면.

약간의 유사성은 있지만 1962년 당시는 수천 기의 핵미사일이 사용 대기 상태에 있었다. 단 한번의 계산착오가 인류 문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그만큼 심각하진 않다. 하지만 북핵 위기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안정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쿠바 위기 때 못지않게 걱정한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일본이 핵무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이 반응할 테고, 한국 대만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북핵 문제를 최고 단계의 시급한 과제로 다뤄야 한다.

역사적으로 핵실험에 성공한 뒤 핵무기를 자진해 포기한 경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특수한 사례밖에 없다.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의 모든 나라에 불필요한 군비경쟁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낙관론자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비핵 국가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