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홀 5.5m 환상 버디로 시즌 2승 상금 100만 달러 돌파
승부는 72홀 정규 라운드로 모자라 연장 세 번째 홀까지 치달았다.
석양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18번홀(파5) 그린에 올라가는 슈퍼 땅콩 김미현(29KTF)의 등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나밖에 없는 우승컵을 향해 숨 막히는 접전을 펼치던 그는 순간 외로움을 느꼈다. 300400명의 현지 갤러리가 일제히 자신과 맞대결하던 내털리 걸비스(23미국)를 연호한 것. 걸비스는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미국 여자골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인공. 미국의 골프 팬들은 걸비스가 자신들의 안방을 차지한 코리안 군단을 꺾어 달라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그래도 김미현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세 번째 샷을 걸비스보다 2m 더 먼 핀 5.5m에 떨어뜨린 그는 침착하게 퍼트를 했고 공은 살포시 홀 안으로 사라졌다. 이 버디 퍼트 한방에 그린 주변에는 침묵이 흘렀고 김미현은 승리를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가 질린 듯 걸비스의 3.5m 버디퍼트는 홀 오른쪽을 비켜갔다. 김미현이 기어이 올 시즌 2승째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17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 하이랜드메도GC(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김미현은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걸비스와 동타를 이룬 뒤 세 번째 연장전에서 이겨 우승했다. 5월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에 이어 시즌 2승에 통산 7승. 상금 18만 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4위(101만4724달러)로 점프.
통산 세 번째로 시즌 2승을 올린 김미현은 당시 기록했던 생애 시즌 최고 상금 기록(104만9993달러)도 깨뜨릴 것으로 보여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박세리 4위 LPGA 한류 벌써 9승 합작 신기록 확실
한국 여자골프는 LPGA 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으며 올 시즌 18개 대회에서 9승을 합작했다.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던 2002년과 벌써 타이.
김미현은 전날 공동 선두였던 걸비스가 전반에만 5연속 버디를 앞세워 4타차로 달아나 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810번홀 3연속 버디로 추격에 나섰고 2002년 프로 데뷔후 123개 대회만의 첫 승에 목마른 걸비스가 후반 들어 한 타도 줄이지 못하는 사이 16번홀, 17번홀 연속 버디로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미현의 통산 연장전 성적은 2승 3패.
김미현, 걸비스와 챔피언조로 우승을 다툰 이 대회 네 차례 우승자 박세리(CJ)는 아쉽게 4위(16언더파 268타)에 그쳤다.
김종석 kjs0123@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