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고구마가 걷고 있다. 때마침 얼굴이 희고 고운 찹쌀떡이 지나갔다. 감자가 감탄했다. 쟤 예쁘지 않니? 그러자 고구마가 톡 쏘았다. 흥, 그거 화장발이야! 인터넷에서 떠도는 유머 한 토막이다. 외국 화장품회사에서 우리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놓을 만큼 한국 여성들의 화장발은 유명하다. 남성 외모 가꾸기를 뜻하는 메트로 섹슈얼 바람을 타고 웬만한 직장 남성들도 저마다 한류() 스타 뺨치는 외모 감각을 자랑한다.
전국 가구에서 외모를 가꾸는 데 쓰는 이미용 장신구 비용이 월평균 5만9611원이라고 통계청은 발표했다. 두뇌를 가꿔 주는 서적인쇄물 구입비(1만397원)의 5배다. 교재나 참고서는 따로 교육비에 속하는 반면, 서적인쇄물 비용에 신문 잡지는 물론 아이들 동화책과 교양서적까지 포함된다. 신문 구독료가 월 1만2000원이니까 집에서 신문을 본다면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 사는 셈이다. 또는 신문 구독을 안 하는 대신 책을 한 권쯤 사 본다는 얘기이거나.
외모 시장()의 발달은 지나치게 실용적인 의식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외국 언론들이 황우석 사태의 한 원인으로 언급한 것이 빨리빨리 성향이다. 과정은 대충 넘기고 외양과 결과만 따지다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미용 장신구도 구입하면 곧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서 읽고 지식으로 축적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서적인쇄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장발은 전략이며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인가.
뉴스위크는 2006년 이슈로 지식혁명을 내걸었다. 과학혁명이 가속화되고 지식이 확산되면서 이를 더 빨리 익히는 나라만 번영할 수 있다고 했다. 학교에선 지식을 경시하고, 학교를 떠나서도 외모에만 돈을 쓰다간 이 거대한 흐름에서 처질 수 있다. 마침 일본 도호쿠대의 뇌 과학자가 신문만 잘 읽어도 사고력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 이마엽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했다. 새해엔 신문으로 뇌를 단련한 뒤 본격적으로 책 한 권 사서 지식혁명 대열에 동참하면 어떠실지?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