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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나도 노래짱

Posted December. 14, 200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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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회사원 정연준(40) 씨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나는 시기다.

올해는 또 무슨 노래를 불러야지? 친구들에게 적어도 뒤지지 않으려면 최소한 두 곡은 준비해야 되는데 소품은 뭘 준비해야하지? 요새는 섹시 댄스가 유행이라던데..

송년모임으로 바쁜 12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 편에서는 12월을 공포의 달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노래방 소심이들이다.

송년 모임에서 34분짜리 노래 한 곡은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잘 부르면 스타, 못 부르면 패배자가 되는 송년 모임. 지금도 벌벌 떨고 있을 노래방 소심이들을 위해 노래 강사 3인이 나섰다. 곡 선택 방법부터 율동 방법까지 송년 모임 스타가 되는 비법을 공개했다.

선곡 댄스-발라드-트로트 3곡 준비를

종합유선방송 채널인 C&M에서 신바람 노래교실을 진행하는 노래 강사 송광호(40) 씨는 이미 선곡에서부터 50% 이상의 승패가 좌우 된다고 말했다. 송 강사는 최소 3곡을 준비하라고 추천한다. 발라드, 댄스, 트로트 등 각기 다른 장르로 준비하라는 얘기다. 즉 발라드 곡을 불러 앵콜을 받았을 경우나 바로 앞 사람이 발라드 곡을 불렀을 경우 댄스나 트로트로 받아치라는 뜻이다. 같은 장르로 앵콜곡을 부를 경우 청중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송 강사가 추천하는 곡들은 노사연의 만남,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윤도현의 사랑했나봐 등 쉽게 부를 수 있는 발라드나 장윤정의 짠짜라, 박상철의 자옥아 등 댄스와 트로트를 섞은 곡, 이문세, 이승철 등 신-구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노래 등이다. 송 강사는 장윤정의 어머나의 경우 올해 송년 모임에서 누구나 노리는 곡이기 때문에 중복될 가능성이 많다며 이를 능가하는 짠짜라나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 등을 부르면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송 강사는 불효자는 웁니다, 가거라 삼팔선, 이등병의 편지 등의 암울한 노래 김경호, 김종서의 고난이도 록 음악 남자가 여자 노래를 부르거나 여자가 남자 노래를 부르는 경우 등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이크 앞에서 밀고 당기는 율동과 창법 기를 것

명지대 사회교육원 교수이자 노래 강사인 문인숙(57) 씨는 선곡을 잘 했어도 밀고 당기기가 없으면 노래에 맵시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4분의 4박자 노래의 경우 한 박자 씩 맞춰 정직하게 부르면 단순히 가사를 읽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16분 음표나 8분 음표로 쪼개 한 번 끌고 다음 박자에서는 당기며 불러야 재미있다고 말했다.

율동에 있어서도 밀고 당기기 태도가 필요하다. 문 교수는 섹시 댄스나 프로 수준의 춤이 아니어도 가볍게 몸을 흔들면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어깨 흔들기의 경우 한 쪽을 앞으로 밀고 다른 한 쪽을 뒤로 당기며 흔들면 좋다고 추천했다. 이렇게 부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사를 100% 외우고 있어야 한다.

문 교수는 노래방 화면 자막을 보는데 급급해 청중과 눈을 맞추지 않으면 청중들도 딴 짓을 한다며 가사를 알고 있어야 노래에 감정을 실을 수 있고 여유로운 율동도 나오는 법이라고 조언했다.

태도 20번 연습한 뒤 실전에 나서야

가수 겸 노래 강사인 서수남(62) 씨는 노래의 기본은 모창이라며 송년 모임에 가기 전 부를 곡을 최소 20번 듣고 20번은 노래방에서 불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씨는 노래는 연습만이 해답이라며 20번 정도 부르면 해당 가수에 비해 뭐가 부족한지부터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소리를 잘 낼 수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 노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느린 곡 보다 빠른 곡을 불러야 실력이 덜 들통난다고 당부했다.

또 송년 모임에서 지켜야할 매너도 강조했다. 서 씨는 앞에서 한 노래 다시 부르기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다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사람보다 더 크게 노래 부르기 노래 시켜놓고 사람들과 회의하며 떠드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