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정부인사의 위헌적 가계 연좌제

Posted September. 29, 2005 03:05,   

日本語

청와대는 앞으로 정무직과 3급 이상 고위 공직자 인선 때 검증 대상을 후보자뿐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까지 확대키로 하고 관련 법안을 10월 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 검증을 더 엄격히 하기 위해 후보자의 부모와 배우자, 자녀들까지 검증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 사람을 쓰겠다는 취지이겠지만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무리한 입법 추진이다.

청와대 측은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의 무엇까지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위헌 소지가 뚜렷하다. 헌법 제13조 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함으로써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도 인사상의 결격사유는 해당 공무원 본인에 한정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앞장서서 굳이 이를 뛰어넘는 법을 만들겠다는 이유가 석연찮다.

새 법이 제정된다면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 임용될 사람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배우자나 부모가 부자이기보다는 가난해야 임용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직업도 권력기관보다는 사회봉사단체 활동이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 국가에 정말 필요한 인재들을 이런 식으로 찾아서는 곤란하다. 코드가 같은 사람들만으로 공직사회가 가득 찰 수도 있다. 부와 권력을 함께 갖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던 이 정권 핵심들의 다짐이 실현될지는 몰라도 이로 인한 국가적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현실적으로도 이율배반의 극치다. 이 정권의 많은 공직자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다. 그들은 요직에 기용하면서 부모의 재산 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려 한다면 어떤 국민이 쉽게 납득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시스템 인사를 한다면서 코드가 같은 사람들만 뽑아 써온 게 이 정권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를 아예 법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상검증을 제도화하겠다는 얘기로까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