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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넘어선 산악인들의 우정

Posted May. 30, 2005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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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지만 죽음의 문턱을 함께 넘나들며 등반했던 동지의 시신이라도 따뜻한 고국에 눕혀야지요.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45트렉스타 이사) 등반대장이 이끄는 2005 한국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 명칭) 휴먼원정대가 29일 지난해 에베레스트에서 숨진 박무택(당시 35세) 씨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박무택 씨는 지난해 5월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 등반대장으로 후배 장민(당시 26세) 씨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길에 해발 8750m 인근에서 숨을 거뒀다. 장 씨도 이들을 구조하러 올라온 동료 백준호(당시 37세) 씨와 하산하다 해발 8450m에서 함께 목숨을 잃었다.

박 씨와 여러 차례 히말라야 고산 등반을 함께했던 엄홍길 씨는 동료산악인의 시신이라도 수습하자고 앞장서 10명의 등반대원이 휴먼원정대를 결성해 3월 14일 현지로 출발했었다.

원정대와의 위성전화 통화에 따르면 원정대는 29일 오전 2시 캠프3(해발 8300m)를 출발해 8시간 만인 오전 10시 해발 8750m 지점에서 박 씨의 시신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시신 주변에 워낙 얼음이 많아 시신을 수습하는 데만 3시간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1시간 동안 100m 밖에 이동하지 못할 정도의 기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고 원정대는 알려왔다.

시신의 위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장 씨와 백 씨의 시신 수색작업에는 아직 착수하지 못한 원정대는 최악의 경우 현 등반대원과 세르파의 안전을 고려해 박 씨의 시신 운반을 포기하고 현지에 돌무덤을 만드는 방법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전 창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