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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이전 왜 반발 심한가

Posted March. 22, 200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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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10대 대형 공공기관 본사의 노조 가운데 광업진흥, 농수산물유통, 농업기반, 대한주택, 한국관광, 한국도로, 한국석유, 한국전력공사 등 8곳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한국가스, 한국토지공사 등 2곳도 이전 절차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정부 여당 간의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공기업 노조의 반발이 표면화될 것으로 보여 마찰이 예상된다.

본보가 21, 22일 10대 공공기관 노조를 상대로 본사 이전에 대한 입장을 조사한 결과 이전에 반대하는 8개 공사의 노조는 자녀 교육 주거 환경 가족 해체 등 사생활 문제와 사업관련 기관 및 업체와의 인접성 정부 및 국회와의 근접성 해외 교류의 편의성 등 업무의 효율성 저하를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광업진흥공사는 최근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광진공의 사측 관계자는 중고교생 자녀를 둔 직원 비율이 60%가 넘기 때문에 이전할 경우 자녀 교육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경우 농산품을 쉽고 빠르게 유통시켜 경쟁력을 높이려면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농산품 수출업체의 90%가 수도권에 있다는 점도 이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한국석유공사는 해외 유전 개발 사업에 주력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외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모여 있는 수도권을 벗어날 경우 외국 대형 석유회사들과의 경쟁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관광공사도 관광산업의 중추인 호텔과 여행사의 90% 이상이 서울에 모여 있다는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서울지역 문병훈 노조위원장은 직원 300여 명이 매일 국회와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업무에 매달리고 있어 이전할 경우 업무 효율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이전하더라도 행정도시 인근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건 최호원 gun43@donga.com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