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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남북공조 끊어진 고리 다시 잇자

한미동맹-남북공조 끊어진 고리 다시 잇자

Posted January. 04, 2005 22:40,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 개성공단 사업의 특수성을 미국이 이해해 주지 않으면 한국 내에 반미감정이 커질 것이다.

지난해 봄 미국을 방문한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개성공단 사업에 다소 부정적이었던 미국 측을 사실상 압박한 셈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는 후문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노(NO)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같은 해 늦여름 두 사람은 워싱턴에서 다시 만났다. 몇 달 사이에 미 국무부 관계자의 한국 정부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7월 동남아 국가에 있던 탈북자 468명을 특별기 2대에 태워 한국으로 데려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정부를 다시 보게 됐다.

대규모 탈북자 이송을 북한 정권에 대해 노라고 외친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한 것이었다. 하지만 탈북자 468명의 국내 입국은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북한의 거센 반발을 사 남북관계를 급랭시켰다.

동맹인 미국이 예스하면 동족인 북한은 노 하고, 북한이 머리를 끄덕이면 미국은 고개를 가로 젓는 한국의 딜레마. 전문가들은 올드 레프트(Old Left)의 낭만적 민족공조론도, 올드 라이트(Old Right)의 냉전적 한미동맹론 모두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외교안보정책의 중심축인 한미동맹이 새로운 비전을 찾아 새 출발(뉴 스타트)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왜 새 비전인가=미국은 한국에 자본 기술 시장 지식 안보의 5가지 이익을 주지만 중국이 주는 것은 시장과 생산기지뿐이다.(삼성경제연구소 한미관계의 현안과 과제 보고서)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한국과 미국 사이 못지않게 긴밀해지고 있지만 그것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과 일본 간의 동북아 지역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권을 위협 받지 않으려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가 강조했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이런 유용성을 살려나가기에 현재의 틀은 너무 낡았다.

남북한미 공조의 균형과 포괄적인 신뢰구축=본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지난해 12월 23, 24일 전국 성인남녀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념성향 여론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대북관계에서는 조건 없는 경제지원(51.3%)이란 진보적 응답이 경제지원 반대(26.2%)라는 보수적 응답보다 많았다. 그러나 대미관계에서는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45.4%)는 보수파가 독자외교가 필요하다(38.8%)는 진보파보다 많았던 것.

이처럼 중층적인 이념지도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새로운 비전을 구축해 이 특수성을 우리 것으로 소화하지 못하면 내부의 이념 또는 세대 갈등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동맹의 새 비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공조에 대한 냉정하고 분명한 정의부터 앞서야 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팀장은 남북공조 민족공조란 표현을 쓸 수 있을 만큼 남북간의 신뢰가 쌓여 있는 것인지, 그 공조는 김정일() 정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인지를 면밀히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새로운 한미공조는 정부 간 공조뿐 아니라 두 나라 국민과 사회 전반의 공조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한미동맹이 군사정치 분야만이 아닌, 총체적인 양국간 신뢰 구축을 토대로 포괄적 동맹관계로 나아가는 것은 21세기 한국의 사활적 이해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밖을 향한 하나의 목소리=지난해 중국 고구려사의 왜곡 실태 조사를 위해 여야 의원이 따로따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두고두고 조롱거리가 됐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는 한반도는 남북한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남쪽 내부마저 분열돼 있으면 밖에서 한국을 다루는 것은 아주 쉬운 게임이 된다며 2005년을 합의된 대외전략 도출을 위한 해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각계각층에서 한미동맹의 건강한 미래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특히 꼴통보수와 꼴통진보만 불러내 접점은 없고 싸움만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 일부 선정적 TV토론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한미동맹의 새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것.

정 교수는 전반적인 외교전략의 재점검을 위해 여야 의원 동수의 외교정책위원회나 여야가 동수로 추천하는 현인()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부형권 하태원 bookum90@donga.com tae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