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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면 끝장 정파간 사활건 폭로전

Posted October. 22, 2003 23:08,   

정치권이 끝 모를 비자금 정국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 이어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검찰에서 SK 비자금 수수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비자금 정국은 정파간 명운을 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뒷전에 미뤄놓은 채 오히려 정치권은 상대의 이미지를 먹칠하기 위한 폭로전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23일 국회 사회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노 대통령 측근 비리를 다시 대대적으로 이슈화할 예정이어서 비자금 정국에 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비자금 정국이 자칫 정치권의 빅뱅을 몰고 올 도화선이 되지 않겠느냐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정치권의 폭로전 양상과 무관치 않다.

SK 비자금 수사에 나선 검찰의 칼끝이 최 의원의 고교 동창인 이회창 전 총재로 향할지 여부도 비자금 정국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이 전 총재에게까지 수사의 손길이 미칠 경우 야당이 정치보복이란 반발을 할 것이 분명해 정치적 파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 정치자금 기부자의 실명공개가 적법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림에 따라 정치권 전체가 지난해 대선자금, 특히 기업들로부터 받은 자금의 전모를 공개하라는 여론의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비자금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재신임 정국과 이라크 추가 파병을 둘러싼 국론 분열의 후유증을 수습하기 위한 정치권의 공동 노력은 표류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24일 귀국하는 노 대통령이 이번 주말 4당 대표와의 연쇄회동을 통해 과연 꼬인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나라당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은 여야가 하나씩 주고받으며 터뜨리는 방식으로 나가면 정치권은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이번 SK비자금 사건을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정치권의 나쁜 관행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