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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폭탄테러 알 카에다 배후설

Posted August. 31, 2003 23:41,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모하마드 바키르 알 하킴을 포함, 현재까지 125명(미군 추정)의 목숨을 앗아간 나자프 폭탄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떠오르고 있다.

알 카에다는 특히 이번 테러에 앞서 그동안 입장 차이가 컸던 사담 후세인 정권의 무력조직과 제휴한 것으로 알려져 이슬람 테러조직의 대미 지하드(성전) 양상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알 카에다와 연루된 용의자들=하이다르 메디 마타르 나자프 시장은 이번 테러와 관련해 이라크인 2명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팔레스타인 출신 등 1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모두 이슬람 원리주의인 와하비즘 신봉자이면서 알 카에다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이라크 전쟁 후 쿠웨이트 시리아 요르단에서 입국했으며 일부는 이미 범행을 시인했다고 나자프 시장은 덧붙였다. 이번 테러에 쓰인 폭탄은 지난달 19일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에 쓰인 폭탄과 같은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조직간 연계=숨진 하킴이 의장을 맡아온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회의(SCIRI) 런던 지부 대표 하미드 알 바야티는 이번 테러가 후세인 잔당과 알 카에다의 공모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달 7일 발생한 바그다드 주재 요르단 대사관 테러도 이들이 저질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 카에다는 이슬람 원리주의에 바탕을 뒀기 때문에 세속적 이슬람에 뿌리를 둔 후세인 정권과 입장 차이를 보였으나 대미 항전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전술적으로 제휴했다는 분석이다.

숨진 하킴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빈 라덴의 재등장=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4월 아프간의 은거지에서 최측근인 사이프 알 아델을 이라크 작전 수행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옛 탈레반 정권의 외무차관을 지낸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빈 라덴은 4월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자 탈레반 최고지도부 3명과 여러 명의 알 카에다 책임자, 체첸과 우즈베키스탄의 급진 이슬람 지도자들을 은거지로 불러들였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 카에다가 규합한 최고위급 회의였다는 것.

아델은 이후 수 주 내에 이라크로 잠입해 테러조직들을 건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탈레반 관리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8월 초 알 카에다 스타일의 전사들이 이라크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종파 간 내란 가능성도=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켄 폴락 연구원은 이번 테러가 후세인 잔당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후세인을 추종한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내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테러가 발생한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서는 30, 31일 하킴의 복수를 다짐하는 시아파 주민 수천 명의 시위가 있었다.

하킴의 장례식은 31일 나자프 인근 카다미야에서 치러졌으며 1일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를 거쳐 2일 나자프에 묻힐 예정이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