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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총리 15일

Posted October. 05, 2001 09:38,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사진) 일본 총리가 15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한일 양국 정부가 4일 오후 공동 발표했다.

오홍근()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15일 하루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 수석비서관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 양국간에 문제가 돼온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 담화와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등에서 표명된 일본측의 과거 역사인식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측은 무라야마 전 총리가 95년 8월 15일 발표한 담화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98년 10월 8일 김 대통령과 공동으로 발표한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 등에게 다대한 고통을 주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시했었다.

이어 오 수석비서관은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및 한일 국민교류의 해의 성공을 위한 협력 방안과 테러 문제, 대북정책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일본측은 고이즈미 총리의 친서 등을 통해 역사 문제에 대해 (정상회담을 통해) 나름대로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분야의 한일 관계는 가급적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점에서 일본측의 정상회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역사교사서 왜곡 및 신사참배 등의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혀 왔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8일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중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중국과 일본 정부가 이날 동시에 발표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4일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정부는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갑자기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수락한 데 대해 상세히 해명해야 한다면서 만약 방한 이후에도 국민을 실망시키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40여년간 우리 민족을 괴롭혔던 망자()들이 묻혀 있는 신사를 참배해 우리 국민을 분노케 한 당사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현실에 국민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환영보다는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승모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