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서던힐스CC(파706973야드)에서 열린 제101회 US오픈(총상금 500만달러) 연장전. 승부는 뜻밖에도 비교적 수월한 10번홀(파4374야드)에서 갈렸다.
직전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마크 브룩스(미국)에 3타차로 앞선 라티프 구센(남아공)은 연속 버디를 낚아 이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브룩스를 5타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구센의 아이언티샷은 왼쪽 러프, 브룩스의 아이언티샷은 오른쪽 러프에 빠진 상황.
하지만 브룩스는 두 번째 샷이 곧장 그린을 겨낭할 수 없는 위치였다. 브룩스는 하는 수 없이 그린까지 80야드 지점의 페어웨이로 1타를 손해보며 레이업했고 결국 3온2퍼팅으로 뼈아픈 보기를 범하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구센은 9번홀과 거의 같은 거리인 5m짜리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의 18번홀을 포함해 8개 홀이 남아 있었지만 게임의 흐름상 브룩스가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이후 지키는 플레이로 선회한 구센이 대부분의 홀에서 안전한 아이언 티샷을 날린 반면 브룩스는 드라이버 티샷이 잇따라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파세이브하기에도 급급했다.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3타차까지 따라붙은 브룩스가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최종 18번홀.
공교롭게도 구센의 두 번째 샷은 오르막 그린의 턱에 맞고 30야드 이상 굴러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 나흘 내내 발휘됐던 구센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구센은 전날의 악몽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듯 웨지 대신 퍼터를 잡고 볼을 언덕위로 굴려 올려 홀컵 8m지점에 무난히 3온 시키며 혹시나했던 미국 갤러리들의 기대를 날려버렸다.
텍사스주 출신인 브룩스에게 일명 텍사스웨지(퍼터)의 사용법을 멋지게 선보인 구센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인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90만달러(약 10억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다.
안영식 ysah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