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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정리 빨라진다

Posted June. 14, 2001 16:20,   

올 하반기부터 주 채권은행이 특정 회사를 부실징후기업으로 정하면 이 회사에 돈을 빌려준 다른 국내 금융기관들은 3개월 가량 빚 독촉을 하지 못하게 된다.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 여야 3당은 14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주 채권은행은 부실징후 지정과 함께 채권단협의회를 주도하게 된다. 이 협의회 결정 사안을 어기는 금융기관은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협의회 결정을 못 따르겠다는 금융회사는 일부를 탕감하는 조건으로 빚을 갚으라고 요청할 수 있다.

채권단은 부실징후기업에 주주의 감자()나 경영권 포기각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 등을 받아야 한다. 이 법은 하반기부터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기업구조조정, 법적 장치로 지원그동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협약 등을 통한 자율 구조조정은 채권단 내부의 이견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새 법안은 구조조정 과정을 법적으로 강제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채권단구성 때부터 이해()가 엇갈려 삐걱거렸다. 새 법은 모든 금융기관과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까지도 따라야 한다.

반대 채권자는 협의회나 해당기업에 빚 상환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일부를 탕감해야 하므로 손해를 보게 된다.

주 채권은행은 부실징후기업을 은행관리로 할지, 채권단 공동관리로 할지 결정한다.

협약 어기는 금융회사는 손해배상 책임협의회에서 정해진 사안을 어길 경우 해당회사에 대해 위약금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도 물을 수 있도록 법으로 정했다. 채권금융회사가 심하게 이견을 보이면 5명의 민간전문가로 짜여진 조정위원회가 발동돼 조정기능을 갖는다. 채권단이 살아남지 못할 기업으로 판정 나면 바로 파산절차를 밟게 되므로 채권단이 미적거리는 바람에 부실이 더 커지는 폐해가 없어진다는 것.

현대그룹 일부 계열사 적용될 듯이 법이 통과되면 일사불란하게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일부 채권금융회사가 무임승차하는 사례가 줄며 부실기업의 대주주와 노조도 책임을 나눠 맡게 된다. 금융계에서는 일부 현대그룹 계열회사들이 이 법을 적용 받아 구조조정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채권단협의회가 만들어져 살릴 기업과 죽일 기업을 빠른 시간 안에 판정하므로 구조조정이 늦어져 전체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해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