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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대전은 사이버 전쟁?

Posted May. 13, 2001 11:14,   

3차 세계대전은 이미 사이버세계에서 시작된 것일까.

국가 주요 기반시설과 정보가 정보통신망에 의존하면서 해킹과 바이러스공격 등 가상공간을 통한 테러행위가 국가적인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찰기 충돌 사건 이후 미국과 중국 해커들간에 벌어지는 공방전이 대표적.

미국 보안업체 디펜스코리아의 서정범사장은 이 정도의 해커 충돌은 앞으로 다가올 전쟁에 비하면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사이버전쟁이 특정국의 군대뿐만 아니라 공통의 적을 겨냥한 개인들에 의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에 널려있는 해킹프로그램과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하면 네티즌들의 노트북PC는 하나하나가 엄청난 화력의 개인화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국은 이같은 파괴력을 감안해 인터넷과 국방망 등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퍼뜨리거나 상대 시스템을 교란하는 미래형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맨처음 해커 양병론을 주창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광형교수는 97년엔 5000명의 해커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지금은 이보다 10배의 보안관련 인력이 양성되어야 할 만큼 국가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전쟁은 재래식 전투와 전혀 개념이 다르다. 물리적인 파괴나 살상보다는 국가의사결정 시스템이나 중요 군사시스템, 금융망 등 주요 네트워크만을 공격해 군사적경제적 대응 능력을 무력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상대 소프트웨어의 약점을 공격하는 방법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적국의 중요 시스템에 숨어있다가 정해진 시간에 활동에 나서 시한폭탄과 같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전산망 안의 특정목표만을 공격하는 객체이동 가상무기(AMCW)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주변의 전산망의 모든 데이터를 순식간에 파괴하는 서류가방 크기의 전자폭탄도 개발중이다.

해킹은 사이버전쟁의 백미로 통한다. 적국의 전산망에 침입해 프로그램을 파괴하거나 정보를 왜곡해 혼란을 일으킨다. 보안전문업체 사이젠텍의 김강호사장은 적의 공격을 차단하거나 방어하는 것은 해커의 몫이라며 선의의 해커양성에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적인 사이버무기로는 전파방해가 대표적이다. 시스템 하드웨어를 설계할 때 칩속에 고의로 특정코드를 삽입해 시스템공격이나침투에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 박정현팀장은 이같은 가상전 기술이 범죄조직이나 테러 집단에 이용된다면 엄청난 사회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가차원에서 강력한 방어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사이버전쟁 대응체제를 갖추기 위해 98년 6억2500만달러를 사용했다. 금년에도 30억100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국방부 산하에 보안 전문가들로 구성된 레드팀은 주요 컴퓨터 통신 시스템의 보안을 감시하고 있다. 위험징후가 보이면 즉각 경보를 내고 관련 정보를 정보기관에 제공한다.

중국은 인민해방군내에 컴퓨터 바이러스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서방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걸프전 이후 정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한 러시아도 바이러스를 이용한 정보전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은 정보 통신 기반 보호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이버 테러리즘에 대한 예방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사이버전쟁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공 부문과 사회 기반 시설 전산망 보호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7월부터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을 시행해 300여개 주요기반시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차원에서 민간연구소나 해커동아리 등에 대한 지원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태한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