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29일 만나기로… “차담 회동” “영수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처음 마주 앉아 민생 현안을 논의한다. 두 사람의 회담은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별도 의제를 정하지 않고 추진되는 회담에서 막혀 있던 협치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은 26일 ‘尹-李 회담’ 조율을 위한 3차 실무회동 뒤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고 발표했다. 홍 수석은 만남을 ‘차담 회동’이라 불렀고, 천 실장은 ‘영수회담’이라고 표현했다. 회담은 오찬이 아닌 차담으로, 기본 1시간에 더해 대화가 길어지면 계속 진행한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홍 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하고,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 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등 3명이 나온다. 회담 결과는 공동합의문 채택이 아닌 회담 결과를 각각 발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실무회동 결과를 보고받은 뒤 “초청에 응해 주셨으니 준비 잘하라. 잘 모시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민생 경제를 살리고 여러 국정 현안을 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회담 목적이 민생 현안 해결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은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 실무협상 과정에서 제안한 의제들을 실제 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겠다”며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천 실장은 김건희 특검법 역시 의제로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특정 의제를 제한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없다”고 했다.

회담은 4·10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인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날짜가 확정됐다. 의제 조율을 위한 두 차례 실무회동이 난항을 겪다 이 대표가 “의제를 정리하고 미리 상의해야 하는데 그거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