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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무거운 고민”… 먹고 살 걱정 해결은 비핵화 결단뿐

김정은 “무거운 고민”… 먹고 살 걱정 해결은 비핵화 결단뿐

Posted January. 03, 2022 09:18,   

Updated January. 03, 20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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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연말 닷새에 걸친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쳤지만 대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에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회의에선 농업과 경제 부문을 집중 논의했고 비상방역 전념 의지도 강조했다. 대외노선과 관련해선 “(김정은이) 다사다변한 국제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해 대남·대외사업에서 견지할 원칙적 문제와 전술적 방향을 제시했다”고만 전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대외 메시지 없이 전원회의를 끝낸 것은 그만큼 구체적인 대외노선을 정하기 어렵고 이도저도 아닌 대외적 수사마저 궁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별도의 대미·대남 분과위원회가 열리는 장면까지 공개됐지만 정작 회의결과 발표에서 대외정책 관련은 ‘다사다변의 국제정세’를 거론한 한 줄이 전부였다. 한국과 미국의 거듭된 대화 손짓에도 적대정책과 이중기준부터 철폐하라는 기존의 현상유지 노선을 유지하기로 한 셈이다. 3월 한국 대통령선거와 한미 연합훈련 등 상황을 살펴가며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은 채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겠지만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국경을 꽁꽁 봉쇄한 채 사실상 자폐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작황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지만 그간 식량 상당량을 외부에서 의존해온 터라 머지않아 아사사태 같은 인도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종자 비료 등 절실한 농업 관련 지원마저 일절 거부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번에도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 발전’을 내세워 식량 생산을 독려하는가 하면, 코로나 비상방역을 ‘최중대사’로 꼽으며 당분간 국경 봉쇄조치를 풀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결국 이런 장기 고립은 결국 주민의 굶주림과 분노만 낳을 뿐이고 북한 내부는 갈수록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핵보유국’ 위신을 지키면서 대외적 거래에 나서겠다는 헛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비핵화와 개방 결단 없이는 ‘인민대중제일주의’ 구호의 일시적 환각 효과도 오래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