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30대 조선족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여성과 충돌해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21일 경북 고령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경 경북 고령군 다산면 상곡리 한 아파트 14층 복도에서 윤모 씨(30여)가 뛰어내렸다. 인천에 살던 윤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남편과 별거 중이었으며 이후 어머니가 사는 이 아파트에서 지냈다. 윤 씨는 투신 전 어머니에게 마지막 부탁이다. 천도제를 지내 달라. 잘못한 게 많아 나 때문에 가슴 아팠던 분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윤 씨는 마침 이 아파트 1층 출입문 밖으로 나오던 서모 씨(30) 바로 위로 떨어졌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윤 씨의 머리와 어깨가 서 씨의 머리에 그대로 부딪혔다. 서 씨는 충돌로 목뼈가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서 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도중에 사망했다.
조선족인 서 씨는 4년 전 한국에 온 뒤 이 아파트 9층에 살고 있었다. 사고 발생 당시 6개월 된 외아들의 기저귀를 버리려고 밖으로 나오던 순간이었다. 그는 인근 주물공장에서 일하며 조선족 아내와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타깝지만 서 씨가 윤 씨 가족에게서 보상받을 길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사자인 윤 씨가 사망한 데다 유족은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 도의적으로 보상을 할 수는 있지만 윤 씨 친정도 형편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훈 ja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