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에 난장판…‘제주들불축제’ 전면 취소

북부 중산간 강풍경보…초속 25m 강풍에 ‘정상 운영 불가’

 

15일 오전 제주들불축제장 천막 등이 강풍에 쓰러져 있다. (제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대표 축제인 ‘제주 들불 축제’가 태풍급 강풍을 동반한 기상악화로 전면 취소됐다.

주최 측은 올해 축제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오름 불놓기 대신 ‘빛’을 주요 소재로 하는 새로운 축제를 계획했었으나 결국 날씨가 변수가 됐다.

제주시는 ‘2025 제주 들불 축제’가 열리는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의 기상악화에 따라 15일 오전 9시 50분 부로 축제 2~3일 차 행사의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 전역엔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다. 새별오름이 위치한 북부 중산간엔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강풍경보가 내려졌다. 새별오름 일대엔 이날 오전 초속 24.8m의 태풍급 강풍이 몰아쳤다.

15일 오전 제주들불축제장 천막 등이 강풍에 모두 쓰러져 있다. (제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전부터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강풍으로 행사장 천막과 공연장 의자 등이 바람에 날아가서 축제장 또한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시는 정상적인 축제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소방, 기상청, 경찰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희망을 피우다!’를 주제로 한 올해 제주 들불 축제는 전날 개막했으며, 1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특히 올해 축제에선 ‘산불 위험과 대규모로 불을 놓는 행사가 기후 위기 시대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기존의 오름 불놓기를 없애고 디지털 축제를 선보이려 했다.

시는 오름 전면을 가득 채우는 미디어파사드를 배경으로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지난 14일 열린 2025 제주들불축제 개막식 미디어아트 퍼포먼스.(제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전날 축제의 대전환을 알리는 개막식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희망 불씨 모심’ 행사는 실제 불씨가 아니라 디지털 큐브를 무대 중앙 원형 스크린에 안치하는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또 불꽃이 디지털로 화려하게 재현됐고, 김완근 제주시장은 개막선언을 통해 오름 불놓기의 디지털 대전환을 알렸다.

이후엔 새별오름 전면에 제주 출신 청년 작가들의 원화 작업으로 디자인된 미디어 아트쇼가 펼쳐졌고, 트로트 가수 송가인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시 관계자는 “새별오름 기상악화로 현장 상황판단 회의를 열어 축제를 취소하게 됐다”며 “안전사고를 우려한 조치인 만큼 도민과 관광객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