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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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가 안 좋은 것 알지만 솔직히 국산 김치 쓴다고 매출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중국산 김치 쓴다고 매출 급감하는 것도 아니다. 식당 주인들도 국산 쓰고 싶지만 비용 생각하면 중국산을 안 쓸 수가 없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최근 소비자들 사이 퍼진 ‘중국산 김치 포비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는 것을 알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산 김치를 쉽게 쓸 수 없다는 하소연이 대다수다.
17일 외식업중앙회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 따르면 최근 김치 원산지를 확인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는데 고객들이 들어왔다가 그냥 나간 적이 많다”는 식당업주의 증언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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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퍼진 이후 소비자들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곳은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여성 S씨는 “원래 중국산 김치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영상을 보니 더 체감이 됐다”며 “이제 음식점을 갈 때 먼저 김치 원산지를 보고 국산을 쓰는 곳을 찾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음식점주들은 국산 김치가 좋은 것을 알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생각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 김치를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 김치찌개집을 운영하는 K씨는 “중국산 김치가 안 좋은 것을 알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국산 김치를 도저히 쓸 수가 없다. 가격이 3~4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손님들도 이 사실을 알지만 요즘 대다수의 음식점이 중국산 김치를 쓰다 보니 크게 불만을 표시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또 이슈가 됐지만 이 문제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곧 다시 잠잠해지지 않을까”라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죽을 맛인데 비용을 생각하면 중국산 김치를 안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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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로 모든 경제가 바닥이라 대부분 영세 음식점들은 임대료, 전기세, 공과금을 못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김치를 쓰기 쉽지 않다”며 “우리도 중국산 김치보다 국산 김치가 좋은 것은 알지만 현실적인 딜레마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솔직히 국산 김치를 쓴다고 안 오던 손님이 갑자기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중국산 김치 쓴다고 손님 발길이 아예 끊기는 것도 아니다”며 “특히 중국산이라고 해도 다 더러운 게 아니다. 일부 업체들은 중국 김치제조 공장에 가서 현장 실사를 거쳐 깔끔한 곳의 제품을 들여오기도 한다”고 중국산 김치를 쓸 수 밖에 없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식당주인들은 김치납품업체에 중국 공장이 받은 HACCP 인증서 사본을 요구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손님들의 불안함을 덜어주기 위해 인증서를 식당 벽에 게시해 놨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업체는 비위생적인 중국산 김치를 피해 직접 담가 사용한다는 곳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고깃집 점주는 “우리는 중국산 김치는 도저히 못 쓰겠다고 판단해 몇 년 전부터 직접 담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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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국산 김치 사용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중국산 김치 대신 국산 김치를 찾고 있는 만큼 가격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