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태어난 지 하루된 여자아이가 숲 속에 생매장된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아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州) 인도르 시(市) 외곽의 한 숲 속에서 태어난 지 하루 밖에 안 된 여자아이가 땅에 파묻힌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아는 옷으로 싸여 흙과 자갈 속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아이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코와 입을 통한 과다 출혈로 다음 날 숨을 거뒀다.
자그디쉬 만길랄 씨(32)는 "울음소리가 나길래 동물 소리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아이 울음소리라는 걸 알아채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기가 살아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그곳은 굶주린 야생 동물들이 어슬렁거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르 경찰은 이 사건을 인도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영아 살해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 여아의 가족이 딸이 태어나자 아이를 버리고 죽도록 내버려 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근 병원들의 최근 출산 기록 등을 확인하며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서를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근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인도는 남아 1000명 당 여아가 750명에 불과할 정도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
2006년 발표된 유니세프(유엔 아동기금)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986년부터 인도에서 태어나기 전이나 태어난 직후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여아는 약 1000만 명이다.
또 지난해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에는 인도에서 매년 여아 50만 명이 성(性)선별 낙태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