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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소국 키리바시 “나라 가라앉으니… 전 국민 이주”

입력 | 2012-03-13 03:00:00

남태평양 소국 키리바시 피지 땅 24km² 구입 계획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가 국민을 모두 이웃나라로 이주시키는 계획에 착수했다.

AP통신은 9일 키리바시의 아노테 통 대통령이 10만3000명에 이르는 전 국민을 수몰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이웃 국가인 피지 제도에서 가장 큰 비티레부 섬의 토지 약 24km²(여의도 면적의 약 3배)를 구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키리바시가 구입하려는 토지는 피지의 한 기독교재단 소유로 구입비용이 약 960만 달러다. 통 대통령은 “당장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이주가 실행되지는 않겠지만 미래 세대에게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여 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키리바시는 지표면이 해수면에서 불과 수십 cm 위에 있다. ‘가라앉는 섬’으로 유명한 투발루를 비롯해 지구온난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근 섬나라들 중 키리바시는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다. 벌써 바닷물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해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호주나 뉴질랜드 등 다른 곳으로 떠난 국민들도 있다. 과학자들은 남태평양 해수면이 1년에 2mm씩 높아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전 국민 이주는 아직 키리바시의 일방적인 구상이다. 피지 정부의 샤론 스미스 존스 대변인은 “정부 차원에서 키리바시의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의 공식 입장은 차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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