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계기로 삼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신징(新京)보는 15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종합한 기사에서 “한미 FTA는 정치적으로 더 가치가 있다”며 “미국이 아태지역에서 우방과의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안보 협조가 영원토록 변치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미국의 군사적 접근을 경계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그동안 미국의 군사·외교적 개입에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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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이날 이례적으로 거의 한 면을 할애해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과 성과를 자세히 소개했다. 한미 FTA 비준 과정과 양국의 이해득실은 물론이고 한국 언론을 인용해 두 나라 정상이 식사를 하면서 ‘정(情)’을 나눴다는 표현까지 여과 없이 전달했다.
이 신문은 “이번 국빈방문은 최근 몇 년간 유례없이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현 정부 들어 미국 일변도의 외교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만큼 이번 중국 언론들의 보도 또한 이 같은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