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5주년을 맞아 앨범과 대형 콘서트를 여는 이승철. ‘샤방한 느낌’의 ‘너에게 물들어간다’로 다시 한 번 가요계 평정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제공=루이엔터테인먼트]
■ 이승철, 데뷔 25주년 음반 발표
표절시비 못견뎌 한때 은퇴 고민
가수활동 큰 버팀목은 팬과 가족
“내달 잠실 공연으로 보답할게요”
그는 45살에 앨범을 내고, 콘서트도 하는 지금이 “바랐던 꿈을 이룬 게 아니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가수 이승철이 어느덧 데뷔 25년째를 맞았다.
먼저 앨범 이야기. 새 노래들과 그의 히트곡들이 조화를 이룬 기념 음반에는 그의 변함없는 목소리 외에도 후배 가수들의 음성도 들을 수 있다. 면면이 화려하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을 비롯해 그룹 소녀시대, 김태우, 아이비, 타이거JK까지….
이승철은 25주년이란 의미 있는 숫자를 함께 해준 이들에 대한 덕담을 일일이 하는 것으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서 온 지난 시간이 늘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 우물을 20년 넘게 파다보면 문득 이젠 그만 해야 하는 게 아닐까란 고민도 하기 마련. 이승철도 고개를 끄덕이며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대마초 사건도, 이혼도 아니었어요. 사실 몇 년 전 있었던 표절시비 때였지요. 내가 누구를 위해 노래를 해야 하나…, 음악적으로 돌팔매질 당할 때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어요.”
앨범과 맞물려 6월 잠실벌에서 펼쳐지는 대형 공연도 벌써부터 가요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군다나 이달 말 먼저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치르는 ‘가왕’ 조용필과 함께 종종 비교되고 있다. 이승철은 웃으며 “(조용필) 형님은 두 번이나 공연을 하고, 나는 한 번이지 않은가”라고 되묻고는 자신을 조용필이란 “큰 파도를 따르는 ‘중간 파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념 음반의 제목이기도 한 그의 새 노래 ‘너에게 물들어간다’는 이승철의 전매특허인 절절한 발라드가 아닌 그의 표현을 빌리면 “샤방한 느낌”이 지배적인 곡. 그의 행복한 요즘을 녹여내듯 노래는 봄날의 햇살처럼 포근하다.
그 충만함을 이승철은 가족을 통해 얻었다. 늘 연인 같은 아내 박현정 씨와 두 딸이 그 주인공들. 태어난 지 21개월이 된 둘째 딸 원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자식을 통해 얻는 감정은 “말로선 표현이 안 되는 무언가가 있다”며 소리내어 웃었다. 덧붙여 “끼 하나만은 100%% 탁월한 것 같다”며 내심 자신의 대를 이어주길 바라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