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암살당할 때까지 살아“애국지사들 토론장 보존 필요”
시는 5일까지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조사 결과를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24일 사전심의를 열어 고택을 문화재로 지정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고택은 1876년경 지어졌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문화재청의 심사를 한 번 더 받아야 한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서울시는 국비와 시비를 절반씩 들여 보수공사를 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고택 앞에는 이곳이 문화재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설치된다. 국가의 보호를 받는 시설이 되기 때문에 외형이 바뀔 수 있는 수준의 공사를 할 경우 공사 주체는 미리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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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원서동 74-2 고하 송진우 선생의 고택 사랑채 건물. 고하 선생이 애국지사들과 회의를 하고 집필, 접객도 하던 곳이다. 서울시는 이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고하 선생은 189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明治)대 법대를 졸업했다. 3·1독립선언식 때는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으로 활동했고 이후 제3대 동아일보 사장, 한국민주당 수석총무 등을 지냈다. 광복 이후 정권 인수 방법을 놓고 민족진영 간에 대립하는 과정에서 고하 선생은 1945년 12월 30일 새벽 신탁통치 반대파 측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암살자 한현우 등이 쏜 총에 맞아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