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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재원 대책 없인 희망고문일뿐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재원 대책 없인 희망고문일뿐

Posted January. 26, 2024 08:40,   

Updated January. 26, 20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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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방의 대도시의 광역급행철도 등에 134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고, 대도시 범위를 확장한 ‘메가 시티’의 경우 1시간 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총 사업비의 56%를 민간자본을 유치해 충당하는 등의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총선을 두 달 반 앞두고 내놓은 이번 대책이 여권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경기 의정부시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올해 3월 GTX A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GTX A노선 전 구간 및 C노선을, 2030년까지는 GTX B노선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GTX D·E·F 노선 1단계 구간은 현 정부 임기 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극심한 혼잡 때문에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에는 6월에 차량을 추가투입하고, 수도권 고속도로 혼잡구간을 2026년부터 지하화 하는 등 수도권 맞춤형 대책도 내놨다. 지방에선 대전·세종·충북 권역에서 GTX와 동급의 지방권 광역급행철도(x-TX) 사업을 먼저 추진한다.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다른 권역에도 지자체와 협의해 가능한 노선을 발굴하겠다고 한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소요시간은 72분, 수도권 통근자의 경우 83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그런 점에서 교통망을 확충해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여당의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에 집중됐고, 여권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전략을 뒷받침하는 듯한 내용들이 다수여서 발표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필요한 재원 총 134조 원 중 절반이 넘는 75조2000억 원을 민간투자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앙정부의 직접 지출은 22%인 30조 원 뿐이다.

과거 정부와 손을 잡고 대형 인프라 사업을 벌였다가 나중에 정부 쪽의 말이 바뀌는 바람에 낭패를 본 적 있는 민간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참여할 지도 불투명하다. 이런 재정적 난제를 해소할 치밀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책 역시 역대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발표했던 선심성 바람 잡기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