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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익 주는데 ‘N% 성과급’, AI·로봇까지 반대한 현대차 노조

[사설] 이익 주는데 ‘N% 성과급’, AI·로봇까지 반대한 현대차 노조

Posted June. 27, 2026 09:06,   

Updated June. 27, 2026 09:06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노조가 24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92%의 찬성률로 가결된 데 이어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서 노조가 쟁의권을 얻게 됐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지핀 ‘영업이익 N% 성과급’ 갈등과 파업의 불씨가 국가 경제의 또 다른 핵심축인 현대차로 옮겨붙은 것이다.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 과정에서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의 작년 순이익 10조3600억 원 중 3조1200억 원을 노조가 나눠 갖겠다는 것이다.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22%나 줄었는데도 대규모 성과급 보따리를 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현대차는 중동전쟁 여파가 미친 올해도 실적을 낙관하기 힘들어 첨단 기술 개발에 쓸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조 요구로 성과급 잔치까지 벌였다가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익 배분은 투자와 배당 등 경영 판단의 영역인데 쟁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회사 미래가 걸린 인공지능(AI) 전환과 로봇 도입마저 노조가 가로막고 나섰다는 점이다. 노조는 AI와 로봇 등 신기술 도입 시 노조와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 로봇을 투입하더라도 고용을 보장하고,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임금이 유지되는 ‘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노사 협상장에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부가가치를 고민하고, 근본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려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사측과 머리를 맞댄 일본 도요타 노조와는 딴판이다.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엄중한 현실 속에서 파업을 무기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구태는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 미래 기술 주도권을 한 번 놓치면 회사의 생존도, 노조의 일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 눈앞의 이익만 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 전략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