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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OPEC 탈퇴로 ‘탈사우디’ 본격화… 미 안보협력 등 독자 행보

UAE, OPEC 탈퇴로 ‘탈사우디’ 본격화… 미 안보협력 등 독자 행보

Posted April. 30, 2026 08:32,   

Updated April. 30, 2026 08:32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 달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합체)를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세계 최대 원유 카르텔’로 불린 OPEC의 균열 및 영향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반(反)OPEC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상징적 사건으로도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부터 미국이 중동 산유국의 안보를 보장하는데도 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의도적으로 감축해 인위적으로 고유가를 고수한다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그는 2018년 9월 뉴욕 유엔 총회, 올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등에서 OPEC을 향해 “유가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로이터통신은 UAE의 탈퇴 결정을 두고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또 OPEC을 주도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 에너지 산업계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UAE, 사우디 이어 OPEC 내 2위 영향력 행사

28일(현지 시간)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UAE의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292만 배럴로 OPEC에서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이 4위에 올라 있다. 사우디(896만 배럴), 이라크(386만 배럴), 이란(326만 배럴)이 UAE보다 생산량이 많지만, 이라크와 이란은 전쟁과 정세 불안 등의 여파로 안정적인 생산 측면에선 UAE가 사우디 다음이란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UAE는 사우디와 함께 국제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공급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예비 생산 능력(Spare Production Capacity)’을 보유한 몇 안 되는 OPEC 회원국으로 꼽혔다.

예비 생산 능력이란 현재 가동 중인 생산 시설 외에도 시장의 필요에 따라 단기간 안에 즉각 가동해 실제 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는 추가적인 생산 가능량을 의미한다.

미국 CNBC,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이처럼 국제 원유시장의 위기 상황 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UAE의 OPEC 탈퇴가 OPEC과 사우디 중심의 에너지 산업 체제에 큰 타격을 안길 것으로 전망했다.

● 오일쇼크 때 ‘석유 무기화’로 이득 취해

1960년 설립된 OPEC은 미국, 영국 등 서구의 대형 에너지 업체가 국제 유가를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에 반발해 중동 산유국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었다. OPEC 홈페이지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약 79.2%, 석유 공급량은 약 40%를 차지한다. 회원국끼리 석유 생산량을 조절해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하는 목적을 지녀 ‘카르텔’로 불린다.

특히 OPEC은 두 차례의 오일쇼크 당시 전 세계 경제에 그 위세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는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을 돕는 서방에 보복하자는 차원에서 OPEC이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줄이고 가격을 기존보다 약 4배 올리면서 발생했다.

1978∼1981년 제2차 오일쇼크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OPEC이 시장 불안을 이용해 원유 가격을 단계적으로 더 올려 더 많은 수익을 거두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 美 셰일가스 개발 나서자, OPEC은 증산으로 유가 하락도 도모

이런 OPEC의 ‘석유 무기화’에 경제가 충격을 받자 미국은 더 이상 OPEC의 카르텔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나섰다. 미국의 셰일 산업이 급성장하자 위기감을 느낀 OPEC은 2014년을 전후로 대대적인 증산을 통해 국제 유가를 급락시켰다. 중동산 원유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 업체들을 파산시키기 위해 인위적인 유가 하락까지 불사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셰일 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 단가를 극적으로 낮추며 살아남았고 미국 또한 세계적인 산유국 위치를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OPEC 기조를 고수하는 것 또한 이런 OPEC의 역사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