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가 21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더라도 절대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돼 연준의 독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워시 후보자는 이날 “대통령은 금리 결정을 미리 정하거나, 확정하거나, 결정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나 또한 그럴 의향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면 이를 매우 공개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야당 민주당 의원들은 “워시 후보자는 경제 상황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금리 정책을 바꿔 온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시 후보자는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의 상속녀를 부인으로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스페이스X, 시장 예측 업체 폴리마켓의 지분을 포함해 사모펀드 등에 1억 달러(약 1500억 원)가 넘는 자산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외의 다른 자산은 비밀 유지 계약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WSJ는 “워시 후보자의 자산은 월스트리트(미국 금융계)와 실리콘밸리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그의 자산은 최대 2억900만 달러(약 313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5일 의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요구하며 해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 현 의장을 상대로 연준 청사 리모델링비 과다 지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무리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원 은행위 소속인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파월 의장 수사가 철회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임우선 imsu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