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핵문제서 막힌 미-이란 첫 종전협상

Posted April. 13, 2026 08:49,   

Updated April. 13, 2026 08:49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 시간)부터 12일 새벽까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21시간에 걸쳐 마라톤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번 전쟁 중 처음 열린 협상에서 양측이 핵물질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양측 모두 자신들의 제안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겨 조만간 후속 협상이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미국 대표단을 이끈 J D 밴스 부통령은 회담 장소였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좋은 소식은 우리가 21시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이란과 실질적 논의를 했다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우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매우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의 기자회견 전 외신들은 양국 협상단이 추가 논의를 위해 하루 더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밴스 부통령은 종전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이란 핵 포기에 대한 합의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거라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약속을 봐야 했지만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다”며 “그것을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우라늄 농축 제로화 및 비축 우라늄 반출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 운영,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 중단 여부도 협상 쟁점이었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에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선 합의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등 2, 3개 쟁점 때문에 최종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 협상단 모두 추후 협상 여지를 남겼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고의 제안을 이란이 받아들일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바가에이 대변인도 “이번 회의는 40일간의 전쟁 후 불신과 회의가 만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당연히 한 번의 회담으로 합의에 도달할 순 없었을 것”이라며 “양측 입장을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2척을 보내 기뢰 제거 작전을 펼쳤다. 이번 전쟁 발발 후 미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건 처음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정화를 강조하고, 개방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임우선특파원 imsun@donga.com · 유근형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