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들어 전력 도매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40% 넘게 올랐다. 아직 이란 전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전력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영향이 본격화되는 5월 이후에 ‘전기료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육지 기준 전력 도매가격(SMP)은 킬로와트시(kWh)당 132.58원으로 지난해 12월(90.43원) 대비 46.6% 올랐다. 이달 들어 전력 가격은 12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SMP는 발전소가 한국전력에 공급하는 전기료 기준으로, 이 가격이 오르면 한전이 기업 등에 공급하는 전기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력 가격이 오르는 이유로는 2월 이란 전쟁 발발이 꼽힌다. 발전소들은 1, 2월 이전에 주문한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발전 원료로 쓰고 있다 하더라도 전력 가격을 책정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 2, 3월 평균치이기 때문이다. 전쟁 후 오른 환율이 반영되니 공급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이다.
산업계 안팎에선 전력 가격 상승이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1월 기준 국내 발전량 중 LNG 등 가스 비중은 31.3%다. 발전소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비싸게 확보한 LNG를 실제 발전에 쓰기 시작하면 전력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5월부터 가격 상승 폭이 커지며 6, 7월에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전력 도매가격은 그해 12월 kWh당 267.55원으로 전년 연평균(93.98원) 대비 약 세 배로 올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전력 가격이 앞으로 전쟁 전보다 2배 이상으로 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여름이 다가오면 전력 수요가 더 커지므로 발전소를 비롯해 한전, 기업, 가계 등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며 전력 소비를 아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현익 beepar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