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아, 쭈뼛거리고 도망 다니지 말고 우리 만나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가 선택하고 난 뒤에 한 씨가 따라온다면 그때 대응하겠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원외 중량급 인사들의 출마 지역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한 전 대표와 조 대표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재보선 지역은 최소 8곳이 사실상 확정됐다. 인천 계양을과 연수갑, 울산 남갑,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경기 안산갑,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함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 승리가 유력한 전재수 의원의 부산 북갑에서도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기에 각 당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승리하는 의원의 지역구 네다섯 곳이 추가될 수 있다.
재보선 지역구의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났지만 조 대표와 한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아직 출마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조 대표는 “4월 중순 전에는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재보선 지역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본인의 옛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머물며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이들 앞에 놓인 정치적 과제를 고려하면 고심이 길어지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향후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활로 찾기, 한 전 대표는 보수 재편 경쟁, 송 전 대표는 친명(친이재명)계 내 역할 정립 등이 과제다. 세 정치인 모두 이번 재보선에서 원내에 입성해야 정치적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보궐 대상 지역 미정을 이유로 들면 4월 말까지도 결정을 유보할 수 있다. 민주당 서울 경선은 4월 19일, 국민의힘 대구 경선은 4월 26일에야 마무리되며 의원직 사퇴로 재보선 지역구가 최종 확정되는 건 4월 30일이다.
다만 판이 깔린 상황에서는 결정을 미룰수록 유불리를 따지는 눈치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 막판에 텃밭 출마를 택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광주행, 조 대표는 전북행, 한 전 대표는 대구행 등이 거론되는 것. 텃밭에 출마하면 당선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감동을 주기 어렵고 정치적 자산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 2022년 재보선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이 원외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이 아닌 경기 성남 분당갑을 택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압도적으로 당선됐으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험지 출마는 결과와 무관하게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승리하면 동력을 얻고, 패배하더라도 상징성이 남는다. 조 대표가 고향인 부산에서 출마를 하면 여권 대선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경우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인 북갑은 공성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송 전 대표의 경우 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울산 남갑 수성 등에 나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권자가 평가하고 기억하는 것은 선택의 명분이다. 안전한 당선보다 명분 있는 도전이 ‘큰 정치’의 발판이 될 것이다. 지금도 험지행 의지 표명은 가능하다. 이번 선거의 ‘신스틸러’가 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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