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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사망’ 영덕 풍력발전기 전량 노후화… “정부에 전면 철거 건의”

‘3명 사망’ 영덕 풍력발전기 전량 노후화… “정부에 전면 철거 건의”

Posted March. 25, 2026 09:04,   

Updated March. 25, 2026 09:04


23일 정비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3명이 숨진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 24기가 전부 설계수명 20년을 넘겨 노후한 것으로 나타나, 영덕군이 발전기 전면 철거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는 노후 설비의 위험성과 더불어 영세 업체에 현장 점검을 넘긴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에너지공단과 영덕군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영덕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 24기는 모두 2005년 준공돼 올해로 설계수명인 20년을 넘겼다. 설계수명은 정상 운전이 보장되는 기간을 뜻하지만, 이를 넘겼을 때 설비를 강제 교체하거나 철거해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 날개 파손에 따른 구조물 붕괴와 화재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영덕군은 더는 설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정부에 전면 철거를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정비 작업을 수행한 외주업체 E사는 전 직원이 7명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로, 이번 사고 사망자 3명 중 2명은 계약직이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원청인 운영사 소속 직원은 없었다. 단지 운영사인 영덕풍력발전㈜은 삼천리그룹 계열사인 ㈜리벤트에너지와 하나은행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자본이 주인이지만, 정작 현장의 위험은 영세 업체가 떠안은 셈이다.

영덕풍력발전㈜ 측은 “E사는 다른 풍력단지 정비 경험이 있다고 확인해 작업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설비 노후화와 화재 사고 발생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민간이 운영하는 풍력 발전단지는 그 특성상 처음 인허가 과정을 제외하면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감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은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을 위한 조사에 나섰다. 업체 관계자 등 참고인들과 조율해 조만간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 이 조사는 화재 당시 작업 과정과 안전관리 실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사고 원인 등과 관련한 구체적 정황을 확인한다. 이와 함께 영덕경찰서 형사과는 24일 부검 영장을 신청해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현장 감식은 크레인을 동원해 풍력발전기를 철거한 이후 진행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찰과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장영훈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