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의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는 불법 증축과 가연성 물질 관리 부실이 겹치며 피해를 키웠다. 여기에는 화재 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임에도 불법과 관리 소홀을 장기간 방치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도 크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이 나온 휴게시설은 2015년 회사 측이 2, 3층 사이에 증축 신고 없이 임의로 만든 불법 공간이다. 건물 도면에도 없는 장소라 화재 당일 소방 당국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환기도 제대로 안 되고, 대피로도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를 당했다.
불법 증축 건물에 철거를 명령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건 지자체의 책무다. 하지만 10년 넘게 한 번도 현장 점검을 하지 않은 대전시와 대덕구청은 불법 증축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 신고로 공장 본관의 불법 증축이 적발됐지만, 당시 점검에서도 화재가 난 동관은 제외됐다. 중앙 정부 역시 2022년 이태원 참사 직후 각 지자체에 불법 증축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점검을 요청하고,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는 뒤따르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1층에서 발생한 불이 공장 내 유증기와 기름때 때문에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세 기름 입자가 공기 중에 부유하거나 기계 배관 등에 흡착돼 화재 전부터 불이 번지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는 것이다. 소방 당국 역시 이런 위험을 잘 알고 있었다. 2023년 이 공장에서 한 달 간격으로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 당국은 조사 후 “건물 바닥과 집진기 등에 유류 성분과 찌꺼기가 있다”며 개선 권고를 했다. 하지만 권고 이행 여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연 2차례 정기 소방 점검도 현장 확인 없이 업체 측의 서류 제출로 갈음했다.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 역시 2년 전 아리셀 참사 등을 계기로 여러 차례 지적됐고, 그때마다 정부는 개선을 약속했지만 빈말에 그쳤다. 언제까지 이런 무책임한 태도로, 소중한 인명을 희생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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