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통일교로부터 이권 사업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 고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번 1심 선고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실형을 받게 됐다. 더구나 영부인이라는 지위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사에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기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여사가) 청탁과 결부된 고가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7월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할 때 통일교가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청탁임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청탁이 없어 대가성도 없었다는 김 여사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통일교 간부였던 윤영호 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사업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 여사는 샤넬백을 받은 뒤 윤 씨에게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에 관여할 아무런 권한도 없는 김 여사가 금품을 대가로 정부 정책에 개입하겠다고 한 것이야말로 국정의 사유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여사는 그라프 목걸이를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거짓으로 봤다. 나아가 김 여사가 샤넬백 수수에 관여한 최측근에게 수수 사실을 부인하라고 한 데 대해서도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질타했다. 김 여사는 인사 청탁 대가로 받은 반클리아아펠 목걸이에 대해서도 말을 바꿔가며 거짓말을 이어가다 목걸이를 건넨 서희건설 회장의 자술서로 들통이 났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세력과 공모했다는 혐의,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국민의힘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봤다. 하지만 김 여사는 관직을 대가로 고가의 금품을 받은 매관매직 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하려는 통일교의 집단 입당에 관여한 혐의 등 공직 인사와 정당 활동에 개입하려 한 데 대해서도 사법부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통일교와의 결탁 의혹은 김 여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날 법원은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라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직후 만난 윤 씨가 통일교의 각종 숙원사업을 청탁하자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게 하자’고 말한 사실이 특검 공소장에 담겼다. 통일교가 권 의원과 전성배 씨라는 창구를 통해 각각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접근한 셈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통일교 간에 어떤 유착이 있었는지 아직 밝혀야 할 대목이 많다.
アクセスランキン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