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의 진상을 규명할 군과 경찰의 합동 조사가 시작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2일 안보수사국장을 팀장으로 경찰 20여 명, 군 10여 명 등 30여 명 규모의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군경 합동수사팀을 주체로 수사를 지시한 지 이틀 만이다.
국수본은 이날 “합동조사 TF는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군경 합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경찰이 주도하고, 군은 지원 협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공방이나 맞대응보다는 상황 관리에 방점을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관계기관의 조사를 지켜보면서 긴장 완화와 신뢰 조성을 위한 일관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대북 접촉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측으로부터 응답이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북한이 자체 조사를 통해 북한 영공을 침범한 한국 무인기(드론)가 민간 드론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한국군이 운용 중인 무인기의 제원과 성능을 자세히 알고 있다”며 “추락한 무인기의 잔해와 부품을 장기간 분석한 결과 군용이 아님을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도 “2024년 평양에 침투했다가 추락한 한국군 무인기를 정밀 분석한 데이터와 비교해 봐도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 북한을 침범한 무인기와는 성능과 제원이 확연히 다르다고 결론 내렸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10일 한국 무인기의 영공 침범의 배후가 한국군임을 강력히 시사했지만, 그다음 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민간 단체나 개인 소행이라 해도 국가안보 주체인 당국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김 부부장이 한국 정부에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며 보복을 위협했지만, 오물 풍선 테러나 무인기 침투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긴장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고강도 도발보다는 동·서해로 미사일을 쏘는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올 초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방력 과시 차원의 대남 무력시위에 더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