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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까지 추적”… 신정동 연쇄살인범 20년만에 찾았다

 “저승까지 추적”… 신정동 연쇄살인범 20년만에 찾았다

Posted November. 22, 2025 09:51,   

Updated November. 22, 2025 09:51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던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20년 만에 밝혀졌다. 경찰이 사망자의 DNA까지 확보해 대조하는 등 수년간 끈질긴 수사를 이어온 끝에 진범을 특정했다. 다만 피의자는 이미 10년 전 사망한 상태여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1일 장기 미제 사건으로 관리해 오던 서울 양천구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장모 씨(범행 당시 60대)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6월과 11월, 신정동 주택가 골목에서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이 각각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를 쓴 채 몸통 전체가 쌀포대나 돗자리에 담겨 있는 상태였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8년간 현장 탐문과 수배 전단 배포 등 수사를 벌였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2013년 장기 미제 사건으로 전환됐다. 이후 2016년 서울경찰청이 미제 사건 전담팀을 신설하면서 재수사가 본격화됐다.

경찰은 피해자 시신에서 모래가 발견된 점에 주목해 공사 현장 관계자와 신정동 전·출입자 등 23만여 명을 수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전국을 돌며 1514명의 DNA를 확보해 대조했다. 외국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해외 데이터베이스와도 비교했지만 일치하는 결과를 찾지 못했다. 이후 수사 대상을 사망자로까지 확대해 관련성이 있는 56명을 후보군으로 좁혔고, 범행 당시 신정동의 한 빌딩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장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장 씨가 2015년 이미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경기 남부권 병의원 40곳을 탐문했다. 그 과정에서 한 의료기관에 보관돼 있던 DNA를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A 씨와 범행 현장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결과 피해자들은 장 씨가 근무하던 빌딩을 방문했다가 붙잡혀 지하 창고로 끌려간 뒤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장기 미제 사건을 끝까지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범 소행으로 추정됐던 ‘엽기토끼 살인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 5월 신정동의 한 주택으로 끌려갔다가 도주한 한 여성이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한 뒤, 신정동 살인 사건은 엽기토끼 살인 사건으로 알려졌다.


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